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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경북-이해영교수 경북시론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5/01/26
조회수
1147
경북일보 2005 01 24 [시론]미국식 패권주의 자유‘위험’ 이 해 영 <경일대 행정학과 교수>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드디어 제2기 대통령직을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취임식을 가졌다. 2005년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루지에나 지역을 매입하여 미국영토가 태평양까지 확대되는 200주년 되는 해이면서,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름다운 미국 땅을 보존하고 가꾸자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취임하는 10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미국역사를 배경으로 미국의 비전을 취임식의 주제로 삼았다. 따라서 부시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독립 때 미국이 자유의 종을 울렸듯이 또 한번 더 자유의 종을 지구전역에 울리게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미국의 자유는 타 국가의 자유와 연계되어 있으며 자유를 신장하지 않고서는 지구상에서 평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같은 비전과 철학에 따라서 세계 전 지역에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미국의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부시대통령이 채택한 국정철학과 이념으로 자유의 확산과 실현이라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오늘날의 세계 실정과 미국 자체의 현실을 볼 때 자유가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하는 의문이 새삼 제기될 수 있다. 부시대통령의 취임식은 역대 어느 대통령의 취임식보다 가장 경계가 강화된 가운데 진행되면서 워싱턴(D.C) 거리는 정적이 감돌 정도로 고요했다는 보도이다. 전날 내린 눈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군중이 취임식과 축하행렬을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부시대통령을 반대하는 가장 많은 데모군중이 모여들면서 7000명의 무장군인과 6000명의 경찰이 취임식을 엄호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여기서 조용히 생각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부시가 제시하는 미국의 비전으로 자유의 확산이 대단히 미국적이라는 점이다. 부시도 자유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이며 정의의 수호신이라고 했지만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는 이분법적이고 이원론적이다. 우리의 자유가 너의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해방시켜 줄 수 있다는 상대적 우월감에 의한 자유는 이분법적이다. 자유의 종을 다시 널리 전 세계에 울려 퍼지게 하자는 취임식장에서부터 반대자들이 자신의 사상과 이념의 자유를 외치는 것부터가 이분법적이다. 빈곤의 악순환에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속박에서 자유를 외치는 북한 땅에도 부시가 울리는 자유의 종소리가 과연 들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미국식 자유와 북한식 자유의 이분법적 논리이다. 자유는 물질적 궁핍과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본능적이고 생리적 자유를 기초로 하면서, 누구의 간섭이나 억압없이 생각과 사랑과 감정과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자유를 유지하고 향유할 책임의 값을 분명히 지불할 수도 있어야 한다. 특히 자유는 자신을 스스로 억압하는 번뇌와 고통의 사슬에서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자유이고 이것을 향유할 수 있어야 대(大)자유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재의 억압과 속박에서부터 주민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부시의 국정철학은 이분법적이다. 때문에 자유의 물결과 소리가 퍼져가야 할 땅에 사는 사람들의 진실한 욕구와 바램을 미국식으로 정리하고 해석할 이분법적 자유는 위험하다. 누구든지 자신의 이상에 따라서 희망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지 일정한 수준의 인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자 한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속하고 억압하지 않을 수 있는 대자유인이 되지 않고서는 상대적이고 이분법적 자유는 항상 시(是)와 비(非)가 있게 마련이고 적과 동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시와 비가 있고 적과 동지가 존재하는 자유는 일시적이고 국지적이다. 일시적이고 국지적 자유를 미국이 전 세계에 확산하고자 할 때 생기는 갈등과 불협화음을 부시대통령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물론 미국 일방주의의 자유가 아닌, 자유를 원하는 곳의 바램과 선택과 그들 자신의 길을 존중하고 이를 돕겠다고 했지만, 자유의 본질을 이분법적으로 이해하는 한, 우리의 자유를 너희들에게 베푼다는 미국정책은 미국식 패권주의의 또 하나의 전형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제2기 부시행정부의 국가정책은 더욱더 미국, 보다 정확하게는 미국내부의 목소리에 함몰되면서 명실공히 세계 자유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이와 같은 미국식 자유확산정책에의 반감과 반동이 확산되면서 국제사회는 새로운 자유의 질서를 찾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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