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조선-학교기업 세워 가르치고
- 작성자
- 이미경
- 작성일
- 2004/07/09
- 조회수
- 1928
조선일보 2004 07 09
학교기업 세워 가르치고 돈벌고…
대구·경북 10개 학교, 교육부에 설립신청
학생들 현장실습장… 사업성 아직 불투명
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 8일 영남이공대학 자동차학과 학생 10여명은 대구 남구 대명동 캠퍼스 내에 설립된 ‘자동차공장’ 앞에서 땀을 뚝뚝 흘리며 실습용 차량들의 본네트를 열고 부품 정비를 하고 있었다.
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던 장종관 교수는 “지난 3월 학교기업 설치운영규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후 우리도 ‘영남이공대 자동차 기술센터’라는 학교기업을 만들었다”며 “시설과 인테리어를 보강해 이번 방학 이내로 개업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35년 이상의 기술을 축적해 온 이 학교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자동차부분 정비업에 진출해 재학생들의 실습 현장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올해는 3억원, 내년에는 5억원의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방학 중에도 학교 공장에서 정비 실습에 여념이 없는 학과 학생들은 “기존의 카센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고 과학적인 정비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매향’이라는 한방화장품 브랜드로 야심찬 사업을 진행 중인 대구한의대 화장품학과 학생들도 방학을 잊은 것은 마찬가지. 100평 남짓한 공장과 연구실에서는 제품 연구 활동이 한창이다.
안봉전 교수는 “유통 협력업체 지정을 끝냈고 곧 백화점 내에 매장을 갖고 진출할 예정”이라며 “올해만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며 향후 5년간 대부분의 수익금을 생산시설과 연구기자재를 확충하는데 쏟아 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학교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후, 대구·경북권 대학들도 학내의 우수학과와 관련사업을 연계시켜 ‘학교기업’으로 키워나가는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달 30일 교육부가 전국 각 대학으로부터 학교기업 사업비 지원 계획서를 받은 결과 전국 106개 학교기업 중 대구·경북에서는 영진전문대, 경일대, 위덕대 등 모두 10군데에서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거쳐 2.5:1 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되는 학교기업은 2억~5억원 상당의 사업비도 지원받게 된다.
학교기업에는 고등학교도 포함된다. 대구·경북권에서는 유일하게 대구서부공고가 ‘자동화 유연 시스템을 이용한 제품가공’으로 학교기업을 설립해 지원했다. 이 학교 권호신 교사는 “반도체 생산라인과 컨베이어 벤트에 들어가는 바퀴를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는데 다음 주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학교공장에서 직접 할 수 있어 교육적 기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일대 학교기업 관계자는 “열악한 지방 대학의 재정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대학들이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어 실패하기보다는 연구성과와 함께 사업을 점진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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